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자산어보 영화 조선 후기 계층 간 차이 철학적 질문

by 프리잡러 2024. 10. 13.

한국 영화계의 대표적인 감독 중 한 명인 이준익 감독은 역사적 사건과 인물에 대해 탁월한 시각을 가진 것으로 유명합니다. 그중에서도 2021년 개봉한 영화 자산어보는 조선 후기를 배경으로, 실학자 정약전과 어부 창대의 우정을 그린 작품입니다. 영화는 아름다운 흑백 화면과 심오한 메시지로 관객들에게 깊은 인상을 남겼습니다. 이번 글에서는 영화 자산어보 조선 후기, 계층 간 차이, 철학적 질문에 대해서 알아보겠습니다.

자산어보 조선 후기

조선 후기의 쇄국 정책은 외세에 대한 두려움과 내적 불안에서 비롯되었습니다. 18세기말부터 서구 열강들이 아시아에 진출하면서, 조선은 외세의 침략을 막기 위해 외부와의 접촉을 철저히 차단하는 정책을 펼쳤습니다. 그 중심에는 천주교에 대한 강한 탄압이 있었습니다. 서구 문물을 통해 들어온 천주교는 조선의 유교적 전통과 충돌하면서 정치적, 사회적 긴장을 불러일으켰습니다. 영화 자산어보에서 정약전의 유배는 바로 이러한 시대적 배경 속에서 발생한 사건입니다. 그의 동생인 정약종은 천주교를 믿은 죄로 처형되었고, 정약전 또한 유배 생활을 해야만 했습니다. 조선은 외세와 천주교의 영향력이 사회 질서를 흔들 것으로 보고 강력한 억제책을 펼쳤으며, 이는 곧 쇄국 정책의 강화로 이어졌습니다. 자산어보는 이러한 조선 후기의 폐쇄적 분위기 속에서 개방과 지식의 중요성을 고민했던 지식인의 모습을 섬세하게 담아내고 있습니다. 쇄국 정책과 대조적으로, 조선 후기에는 실학이 큰 영향을 미치기 시작했습니다. 실학은 당시 조선의 경직된 사회 구조와 폐쇄적인 정치 체제를 비판하며, 현실 문제에 대한 구체적이고 실용적인 해결책을 모색했습니다. 정약전은 바로 그 실학자 중 한 명이었습니다. 그는 조선의 농민과 어민들의 삶을 연구하고, 그들의 생업을 돕기 위해 자산어보라는 해양 생물학 서적을 집필했습니다. 이는 단순히 학문적 연구에 그치지 않고, 민중의 삶을 개선하려는 실천적 노력이었습니다. 자산어보에서 정약전이 어부 창대에게 물고기에 대한 지식을 나누는 장면은 실학의 정신을 그대로 보여줍니다. 실학자들은 학문을 통해 백성들의 생활을 개선하고자 했고, 이는 당대의 유교적 성리학 체제와는 전혀 다른 혁신적 사상이었습니다. 영화는 정약전의 이러한 실학적 사고를 강조하며, 그가 사회의 벽을 넘어 민중과 소통하려 했던 지식인으로서의 면모를 부각합니다. 쇄국과 실학의 갈등은 조선 후기의 사회적 혼란을 상징합니다. 쇄국 정책은 외부 세계로부터 조선을 보호하고자 했지만, 동시에 그로 인해 내부적으로는 변화에 대한 저항이 강하게 일어났습니다. 반면 실학은 그러한 폐쇄성에 반대하며, 새로운 지식과 사상을 통해 조선을 더 발전시키고자 했습니다. 영화 자산어보는 이러한 두 가지 사상적 흐름을 정약전과 창대의 관계를 통해 표현합니다. 정약전은 실학자로서 새로운 지식을 탐구하고자 했고, 창대는 그 지식에 영향을 받아 점차 변화해 갑니다. 하지만 그들의 삶은 모두 조선의 폐쇄적 사회 구조 속에서 한계를 맞닥뜨리게 됩니다. 영화 속 유배 생활과 바다에서의 연구는 조선의 폐쇄적인 사회에서 실학이 어떻게 억압받았는지를 상징적으로 보여줍니다. 결국 쇄국과 실학의 갈등은 조선 후기의 시대적 딜레마였으며, 이 갈등은 조선이 개혁의 길을 걷지 못하고 결국 외세의 침략에 무너지는 배경이 되었습니다.

영화 속 계층 간 차이

영화 자산어보는 정약전과 창대라는 두 인물이 서로 다른 계층에 속해 있음을 강조하며 그들의 관계가 시작됩니다. 정약전은 조선의 양반 출신으로, 서학 문제로 유배를 당한 실학자입니다. 반면, 창대는 평범한 어부로서 생계를 이어가는 인물입니다. 그들의 만남은 우연에서 시작되지만, 바다 생물에 대한 정약전의 학문적 호기심과 창대의 실용적인 어업 지식이 서로 보완되면서 깊은 관계로 발전합니다. 초기에는 계층의 차이가 분명하게 드러나고, 창대는 정약전을 단순히 양반으로 존경하는 위치에 있었습니다. 하지만 정약전이 창대의 삶에 깊이 공감하고 그와 동등한 인격체로 대하며 지식을 나누기 시작하면서 그들의 관계는 새로운 방향으로 나아갑니다. 이는 단순한 지식의 전파가 아닌, 서로를 이해하고 우정을 쌓아가는 과정으로 전환됩니다. 정약전은 창대에게 어업에 필요한 해양 생물학적 지식을 가르치며, 실학의 중요한 가치를 전달합니다. 실학은 당시 조선 사회에서 실용적이고 현실적인 문제 해결을 중시한 학문으로, 정약전은 자산어보를 통해 어부들과 민중이 실제로 활용할 수 있는 지식을 집대성했습니다. 정약전은 창대를 단순히 어부로 취급하지 않고, 그에게 자연과 인간의 관계에 대한 심오한 통찰을 전해줍니다. 창대는 이를 통해 단순히 물고기를 잡는 기술을 배우는 것을 넘어서, 자연의 이치와 지식을 이해하고 그것을 자신의 삶에 적용하는 능력을 키웁니다. 영화 속에서 정약전이 창대에게 가르치는 것은 단순한 학문이 아니라, 실학이 지향하는 민중을 위한 실질적인 지식입니다. 이는 창대가 자신의 세계관을 확장하고 더 나은 삶을 꿈꾸도록 만드는 중요한 요소로 작용합니다. 영화 후반부에서 창대는 정약전과의 교류를 통해 내면적인 변화를 겪습니다. 처음에 창대는 자신의 생계를 위해 어업 기술만을 배우려 했으나, 정약전과의 만남을 통해 세상을 바라보는 시각이 넓어지게 됩니다. 그는 지식을 통해 단순한 생업을 넘어 더 넓은 세계를 꿈꾸게 되고, 자신의 삶에 대한 새로운 목표를 세웁니다. 특히, 정약전이 창대에게 강조한 것은 지식은 힘이며, 이를 통해 개인이 성장할 수 있다는 점이었습니다. 창대는 정약전으로부터 배운 지식을 주변 사람들과 나누고, 자신이 속한 사회에 기여하는 인물로 발전합니다. 이 과정에서 창대는 자신의 계층적 한계를 넘어서서 사상적으로 성장하게 됩니다. 이러한 변화를 통해 영화는 사상과 지식이 신분이나 출신에 상관없이 누구에게나 전이될 수 있으며, 그 결과가 얼마나 인간적인 성장을 이끌어낼 수 있는지를 보여줍니다.

철학적 질문

영화에서 정약전은 유배지에서 바다 생물들을 연구하고, 이를 기록하며 자산어보를 집필합니다. 그에게 자연은 단순히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배움의 스승이자 깨달음을 주는 존재입니다. 영화는 정약전이 바다에서 다양한 생물들을 관찰하고, 그들의 생태를 세세하게 기록하는 과정을 묘사하며, 인간이 자연을 통해 지식을 얻고 그 안에서 진리를 탐구할 수 있음을 보여줍니다. 정약전은 자연을 통해 학문적 깊이를 더하며, 이를 통해 사회의 발전을 꿈꿉니다. 이는 실학적 정신과 맞닿아 있습니다. 실학은 단순한 이론이 아니라 실제 생활 속에서 유용한 지식을 추구하는 학문으로, 정약전은 자연을 통해 그 실학의 정신을 실천에 옮기고 있습니다. 이 과정에서 영화는 자연이 인간에게 지식을 제공하고, 이를 통해 인간이 성장하고 발전할 수 있음을 강조합니다. 영화에서 바다는 중요한 상징적 공간으로 등장합니다. 바다는 정약전이 연구하는 대상인 동시에, 창대가 생계를 이어가는 삶의 터전이기도 합니다. 이는 자연이 인간에게 단순한 생존을 위한 자원이 아니라, 인간과 긴밀히 연결된 존재임을 나타냅니다. 특히 바다는 영화 속에서 끊임없이 변화하며 인간이 완벽하게 통제할 수 없는 자연의 힘을 상징합니다. 정약전은 이 바다에서 생물들의 이름을 붙이고, 그들의 생태를 기록하며 자연을 이해하려 하지만, 결국 그는 자연의 거대한 힘 앞에서 겸손한 자세를 취할 수밖에 없습니다. 창대 역시 어부로서 바다와 직접적으로 교감하며, 자연의 무한한 가능성과 동시에 그 속에서의 한계를 느낍니다. 영화는 자연과 인간이 대립하는 존재가 아니라, 서로 공존하며 상호작용하는 관계임을 강조합니다. 인간은 자연을 이용하고 다스릴 수 있지만, 그 속에서 자연을 존중하고 배워야 한다는 철학적 메시지를 던집니다. 자산어보는 단순한 자연의 기록서가 아닙니다. 영화 속에서 정약전이 자연을 탐구하고 기록하는 과정은 그 스스로에 대한 성찰과 연결됩니다. 자연을 연구하며 그는 자신의 한계와 시대의 억압 속에서 더 큰 진리를 찾으려 노력합니다. 이 과정에서 자연은 인간에게 스스로를 돌아보게 만드는 거울과 같은 역할을 합니다. 정약전은 유배라는 사회적 억압 속에서도 자연을 통해 자유로운 사유를 이어나가고, 이를 통해 인간으로서의 본질적 의미를 깨닫습니다. 영화는 이러한 과정을 통해 자연이 인간에게 단순한 학문적 연구의 대상이 아니라, 인간의 내면을 성장시키는 중요한 존재임을 상기시킵니다. 정약전과 창대가 바다를 바라보며 나누는 대화는 인간이 자연 속에서 어떻게 살아가야 하는지, 그리고 자연을 어떻게 이해하고 존중해야 하는지를 고민하게 만듭니다. 이 철학적 메시지는 오늘날 인간이 자연과 어떻게 상호작용해야 하는지를 묻는 중요한 질문이기도 합니다.